2023년 제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큽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도 태풍 카눈이 지나갈 것이라는 예측에 결국 잼버리 대원들도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태풍에 잘 대비해서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넌 어디에서 왔니?
태풍이란 적도부근 바다 위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 중에서 중심 최대풍속이 17㎧ 이상 되는 폭풍을 말합니다. 같은 현상이지만 세계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우리나라 등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 한국 등)이라고 부지만,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Cyclone : 인도양 등), 대서양과 북동 태평양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 미국 등), 윌리윌리(WillyWilly : 호주 등)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열대성 저기압 폭풍을 부르는 명칭도 다양하지만, 각 폭풍 하나 하나에도 이름을 붙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원래 이런 폭풍에는 이름이 없었고 언제 발생했는지, 어디를 강타했는지로 구분해서 불렀지만, 이러다보니 위도와 경도를 일일이 기록해야해서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같은 지역에서 여러 개의 폭풍이 발생하면 서로 혼동이 생길 수도 있었지요.
정치인이나 폭풍이나 마찬가지
그래서 1900년대 들어서 이런 열대성 저기압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호주 퀸즐랜드 기상대 예보관이었던 클레멘트 래기(Clement Wragge)라는 분입니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잭이라면 “현재 잭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또는 “잭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고 예보를 했겠지요.
폭풍을 보면 아내나 애인이 생각나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3년부터 미국의 공군과 해군에서 태풍에 붙이기 시작한 이름이 공식적인 국제 명칭으로 통용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모두 여성의 이름만 사용하였는데, 이는 미국 작가 조지 R.스튜어트(George Rippey Stewart)의 1941년 소설 'Storm'에서 영감을 받은 미군의 기상학자들이 자신들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태풍의 이름으로 붙인 것이 유래라고 합니다. 다만 이후 태풍에 여성의 이름만 붙이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여성 단체들의 지적에 1979년부터는 남성의 이름도 함께 번갈아가며 사용되었습니다.
매미, 개미, 나리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서 각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의 특별 위원회가 열대성 저기압에 사용할 이름 목록을 관리하고 있는데, 목록에 있는 이름은 사람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짧고 독특하며 문화적, 지리적 지역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구체적으로 보면 태풍 이름은 각 회원국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합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하는데 태풍이 보통 연간 약 25개 정도 발생한다고 하니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걸리겠네요. 태풍위원회 회원국에는 북한도 포함되어 있어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은 20개입니다. 2003년 태풍 중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가 있었는데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이었죠.
그럼 마지막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태풍 이름 중 한글로 된 이름 10개도 알아보겠습니다.
한 국
| 개미 | 나리 | 장미 | 미리내 | 노루 |
| GAEMI | NARI | JANGMI | MIRINAE | NORU |
북 한
| 종다리 | 버들 | 노을 | 민들레 | 날개 |
| JONGDARI | PODUL | NOUL | MINDULLE | NALG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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